2017년 9월 26일의 기록


디지털 성폭력 운동을 하며.

“모두 챙기고 나온 게 맞아?”
사무실에서 밖으로 향하는
길에 썬 언니는 나에게 확인차 물어본다. 나는 손가락을 꼽아 고민했다. 자료집은 국회로 바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했고, 참석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석 확인 메시지를 돌렸다. 다과는 국회에서 준비하기로 했고, 발제자로 서기로 한 썬 언니는 밤새 발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고, 우리가 골머리를 앓았던
발제 자료를 USB에 옮겨 담아서 지금 내 주머니에 들어 있다. “아마도 맞는 거 같아.” 사실 이 말을 하는 내 목소리에 그리 자신감이 담기지는 않았다. 항상 무언가를 빼먹는 나쁜 버릇 때문에
이번에도 혹시 무언가를 빼먹었을까봐 내심 불안했기 때문이다.
“신분증은 챙겼지?”
언니가 한번 더 물어봤다.
“응, 챙겼어.”

오늘은 ‘디지털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 마련 토론회’가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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