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9 8월
소라넷 폐지 운동 제 경험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브런치 발행글
글을 쓰고자 하는 결심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나는 이 글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을 반복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떤 이야기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지 말이다. 나는 나의 경험을 정리하며 힘이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여성들에게, 큰 야망을 꿈꾸라! 앞으로 전진하라! 그리 말하는 글 말이다.
나는 그런 ‘글’을 쓸 생각만으로도 벅찬 감정이 차올라 책상에 앉았지만 나의 손에서 그런 글이 써 내려 가지지 않았다. 그렇게 써지지 않는 글을 오랫동안 방치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한강 변을 달리고 있었다.
일자로 쭉 펼쳐진 도로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을 추월했다. 이유 모를 성취감에 계속 앞사람을 추월하다가, 결국 경주용 자전거를 탄 사람들에게 추월당했다.
그렇게 추월을 당하자 오기가 생겼다.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기어를 올려 발을 굴렀지만 난 결국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저 멀리 자전거를 탄 사람이 사라지고, 이유 모를 패배감에 휩싸여 있던 나는 문득 내가 하는 행동이 너무 우스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단순히 다른 목적지와 다른 이유를 가진 사람들을, 같은 길 위에 있다는 이유로 혼자 추월하고 경쟁하고, 패배하고 우울해하고. 낙담하고. 이 세상 어딘가 나와 같은 우스운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내가 추월하는 것도, 나를 추월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주변 풍경을 돌아보며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달리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달린 덕에 한 시간이나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할 일을 잃고 떠돌다가 아무도 없는 카페에 앉아 혼자 사색에 빠졌다. 그 상황 속에서, 사회 속의 나와 우리들이 떠오른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가 어디에, 언제, 무엇을 위해 가야 하는지 모른 채 그저 앞으로 나가며 추월당하고 추월함에 만족과 패배감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또,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기에 한 번 더 깨닫는다. 전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어떤 길을 가고 있었는지 마침내 도착하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나조차도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른 채 그대로 경쟁을 위한 경쟁만을 반복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회 속에서, 삶 속에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이며. 어찌하여 그리 열심히도 가고 있는 걸까?
분명 처음에 이 일을, 단체 일을 시작한 시점에 나에게는 분명 뚜렷한 목적지가 있었던 것 같다.
10명의 사람에게 디지털 성폭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5명의 사람이 안다고 말하는 한국